개봉하고 둘째 주쯤 됐을까요, 평일 저녁이었어요. 한여름 더위가 딱 정점을 찍던 날이라 극장 안이 그렇게 시원할 수가 없었죠. 솔직히 처음엔 별생각 없이 갔어요. 하정우랑 주지훈, 이 두 배우가 같이 나온다는 게 궁금했거든요. '이 조합이면 케미가 어떨까' 하는 정도의 가벼운 마음이었죠. 근데 영화가 끝나고 극장을 나서는데, 머릿속에 남은 건 좀 다른 거였어요. 처음엔 서로 으르렁대던, 그것도 하필 세상에서 제일 위험한 자리에서 처음 만난 두 사람이 어느새 그렇게 진한 사이가 되어 있더라고요. 대체 언제부터, 어떻게 저렇게 됐지 싶었죠. 집에 돌아오는 버스 안에서도 그 생각이 계속 맴돌았어요. 처음엔 그냥 배우 조합이 궁금해서 본 영화였는데, 나올 땐 두 사람의 그 관계가 더 오래 남더라고요. 두 사람이..
평일 늦은 밤, 잠깐 보고 자려고 노트북을 켰다가 새벽 두 시가 넘도록 화면에서 눈을 떼지 못했습니다. 2008년 개봉한 나홍진 감독의 데뷔작 '추격자'는 누적 관객 507만 명을 동원하며 그해 가장 뜨거운 화제작으로 자리를 잡았고, 청룡영화상에서 작품상·감독상·남우주연상·각본상을 한꺼번에 가져간 작품입니다(출처: 청룡영화상 공식 홈페이지). 단순한 범죄 스릴러처럼 보이지만, 실제로 보고 나면 한참 불을 끄지 못하는 영화입니다.골목 추격이 만들어낸 공포, 그리고 연출의 힘저도 처음엔 '그냥 잘 만든 범죄물이겠지'라고 가볍게 생각하고 재생 버튼을 눌렀습니다. 그런데 골목 추격 시퀀스가 시작되는 순간 저도 모르게 의자를 앞으로 끌어당겨 앉아 있었습니다. 몸이 먼저 반응한 거였습니다.나홍진 감독이 이 장면에서..