정치색 강한 영화라고 하면 왠지 좀 부담스럽죠. 무겁고 어렵고, 뭔가 한쪽 편을 들라고 강요하는 것 같고요. 저도 딱 그런 편견이 있었어요. 그래서 이 영화도 처음엔 좀 망설였죠.제가 이걸 본 건 코로나19가 한창이라 영화관 가는 것 자체가 조심스럽던 때였어요. 그날도 마스크 단단히 쓰고, 사람 없는 작은 상영관 한구석에 자리를 잡았죠. 근데 영화가 끝나고 나오는 길에 제일 먼저 든 생각이 뭐였냐면, "어? 이거 정치 영화가 아니었네" 하는 거였어요. 남과 북이라는 무거운 소재를 다루고 있긴 한데, 정작 영화가 보여주는 건 이념이 어쩌고 하는 얘기가 아니었거든요. 총알이 빗발치는 그 아수라장 한복판에서, 결국 살아남으려고 서로 손을 잡을 수밖에 없는 사람들의 이야기였어요. 그게 이념이고 뭐고 다 떠나서,..
누적 관객 457만 명. '명량'의 1,761만, '한산'의 726만이랑 나란히 놓고 보면 "어, 노량은 좀 아쉽네" 하는 분들도 있어요. 근데 저는 이 숫자가 오히려 '노량'이라는 영화의 성격을 제일 잘 말해준다고 봐요. 이 영화는 애초에 많이 팔려고 만든 게 아니거든요. 9년을 이어온 이 시리즈를, 가장 묵직하게 마무리하려고 만든 영화니까요. 저는 개봉하고 얼마 안 된 연말 휴가 때 가족이랑 같이 극장에 갔어요. 명절 분위기에 뭔가 다 같이 볼 만한 걸 찾다가 고른 거였죠. 근데 이게, 연말에 가볍게 볼 영화는 아니더라고요. 특히 그 유명한 마지막 해전이 시작되고부터는, 옆에 앉은 가족들도 저도 아무 말 없이 화면만 봤어요. 러닝타임이 짧지 않은데도 지루하다는 생각이 안 들 만큼 화면이 꽉 차 있었거..
평일 늦은 밤, 잠깐 보고 자려고 노트북을 켰다가 새벽 두 시가 넘도록 화면에서 눈을 떼지 못했습니다. 2008년 개봉한 나홍진 감독의 데뷔작 '추격자'는 누적 관객 507만 명을 동원하며 그해 가장 뜨거운 화제작으로 자리를 잡았고, 청룡영화상에서 작품상·감독상·남우주연상·각본상을 한꺼번에 가져간 작품입니다(출처: 청룡영화상 공식 홈페이지). 단순한 범죄 스릴러처럼 보이지만, 실제로 보고 나면 한참 불을 끄지 못하는 영화입니다.골목 추격이 만들어낸 공포, 그리고 연출의 힘저도 처음엔 '그냥 잘 만든 범죄물이겠지'라고 가볍게 생각하고 재생 버튼을 눌렀습니다. 그런데 골목 추격 시퀀스가 시작되는 순간 저도 모르게 의자를 앞으로 끌어당겨 앉아 있었습니다. 몸이 먼저 반응한 거였습니다.나홍진 감독이 이 장면에서..