학창 시절 어느 늦은 밤이었어요. 이번엔 친구네 집이 아니라 제 방이었는데, 주말이라 늦게까지 안 자고 TV를 켜둔 채 뒹굴거리고 있었죠. 그러다 케이블에서 우연히 걸린 게 이 영화였습니다. 솔직히 말하면, 완전 예상 밖이었어요. 무슨 대단한 액션이 나온 것도 아니었어요. 그냥 남자 둘이 차 안에 앉아서 수다를 떠는 장면이었거든요. 빈센트랑 줄스가 뜬금없이 '로열 위드 치즈' 햄버거 얘기를 주고받는데, 저도 모르게 슬금슬금 자세를 고쳐 앉고 있더라요. 별 내용도 아닌 대화인데 왜 이렇게 눈을 못 떼겠지, 싶었죠. 그때만 해도 타란티노 감독이 누군지도 몰랐던 시절인데 말이에요. 지금 생각하면 그게 이 감독 특유의 마력이었던 것 같아요. 그날의 그 이상한 몰입감이 대체 어디서 온 건지, '펄프 픽션'이 정확.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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2026. 6. 24. 21:13