정치색 강한 영화라고 하면 왠지 좀 부담스럽죠. 무겁고 어렵고, 뭔가 한쪽 편을 들라고 강요하는 것 같고요. 저도 딱 그런 편견이 있었어요. 그래서 이 영화도 처음엔 좀 망설였죠.제가 이걸 본 건 코로나19가 한창이라 영화관 가는 것 자체가 조심스럽던 때였어요. 그날도 마스크 단단히 쓰고, 사람 없는 작은 상영관 한구석에 자리를 잡았죠. 근데 영화가 끝나고 나오는 길에 제일 먼저 든 생각이 뭐였냐면, "어? 이거 정치 영화가 아니었네" 하는 거였어요. 남과 북이라는 무거운 소재를 다루고 있긴 한데, 정작 영화가 보여주는 건 이념이 어쩌고 하는 얘기가 아니었거든요. 총알이 빗발치는 그 아수라장 한복판에서, 결국 살아남으려고 서로 손을 잡을 수밖에 없는 사람들의 이야기였어요. 그게 이념이고 뭐고 다 떠나서,..
솔직히 저는 이 영화를 볼 때까지 한국 액션 영화에서 여성 두 배우가 중심을 잡는 장면을 제대로 본 적이 없었습니다. 2023년 여름, 친구 손에 이끌려 들어간 영화관에서 그 편견이 조용히 무너졌습니다. 514만 명이 선택한 이유가 무엇인지, 직접 보고 나서야 납득이 됐습니다.514만이 고른 이유: 흥행분석으로 보는 밀수의 구조영화진흥위원회(KOFIC) 통합전산망에 따르면, 밀수는 2023년 7월 개봉 이후 누적 관객 약 514만 명을 동원하며 그해 한국 영화 흥행 상위권에 안착했습니다(출처: 영화진흥위원회). 같은 해 개봉한 한국 영화들 중에서도 이 수치는 꽤 무거운 숫자입니다. 여름 성수기 시장에서 외국 대작들과 경쟁하면서도 이 정도 성적을 낸 데는 이유가 있다고 저는 생각합니다.흥행을 분석할 때 자..
전날 회사에서 부당한 일을 겪고 속앓이를 한 뒤, 무거운 마음으로 혼자 영화관 문을 열었던 날이 아직도 생생합니다. 그날 저는 2015년 개봉한 류승완 감독의 '베테랑'을 처음 봤고, 누적 관객 약 1,341만 명이 왜 이 영화에 열광했는지를 객석에 앉아 온몸으로 이해했습니다.재벌 갑질을 정면으로 다룬 줄거리, 왜 지금 봐도 낯설지 않나'베테랑'의 줄거리는 단순하지 않습니다. 정당한 임금을 받지 못한 화물 운송 노동자가 신진그룹 본사 앞에서 1인 시위를 벌이다 재벌 3세 조태오 앞에 끌려가 폭행을 당하고, 이 사건을 우연히 알게 된 광역수사대 형사 서도철이 진실을 파헤치기 시작하는 이야기입니다.여기서 '광역수사대'란 특정 지역에 한정되지 않고 광역 단위로 범죄를 수사하는 특수 형사 조직을 의미합니다. 일..