1997년 개봉 당시 전 세계 흥행 22억 달러. 이 숫자를 처음 봤을 땐 솔직히 잘 와닿지 않았습니다. 영화 한 편이 벌어들인 돈이라기엔 너무 큰 액수니까요. 그런데 저는 그 실감을 통계가 아니라 어머니의 뒷모습에서 얻었습니다. 어릴 적, 가족과 함께 극장에서 '타이타닉'을 보고 나오던 날이었습니다. 앞서 걷던 어머니가 출구 근처에서 걸음을 잠깐 멈추시더니, 손끝으로 조용히 눈가를 닦으시더군요. 그때 저는 어려서 그 눈물의 무게를 다 이해하진 못했습니다. 다만 어른이 되고 나서 이 영화를 다시 보니, 그날 어머니가 왜 그러셨는지 조금은 알 것 같았습니다. 22억 달러라는 숫자는 결국, 어머니처럼 극장을 나서며 마음 한구석이 먹먹해진 사람들이 전 세계에 그만큼 많았다는 뜻이더군요. '타이타닉'은 그냥 크..
영화가 끝나고 극장을 나왔는데도 한동안 말이 안 나오는 경험, 해보신 적 있으세요? 살면서 그런 영화가 몇 편 있는데, 저한테는 '인셉션'이 그중 하나예요. 2010년 개봉 첫 주말에 봤는데, 아직도 그날 극장을 나서던 순간이 기억나요.사실 저는 SF나 복잡한 영화를 그렇게 즐겨 보는 편이 아니었어요. 머리 아픈 거 별로 안 좋아하거든요. 근데 이 영화는 초반부터 뭔가 심상치 않더니, 어느 순간 정신 차려보니 두 시간 넘게 화면에서 눈을 못 떼고 있더라고요. 꿈속의 꿈, 또 그 안의 꿈… 이야기가 겹겹이 쌓여가는데, 따라가느라 정신은 없으면서도 이상하게 계속 빠져들었어요. 그리고 그 유명한 마지막 장면. 다 보고 나서 친구랑 한참을 "그래서 그게 진짜야, 꿈이야?" 하면서 옥신각신했던 기억이 나네요. 지..