솔직히 전쟁 영화는 제 취향이 아니었어요. 총소리 요란하고 뻔한 영웅담이겠거니, 그렇게 생각했죠. 그날도 딱히 이걸 보려던 게 아니었어요. 학창 시절 어느 늦은 저녁에 가족들이랑 거실에 둘러앉아 그냥 TV 채널을 돌리고 있었거든요. 그러다 뭔가 심상치 않은 장면에서 아버지가 리모컨을 멈추셨는데, 그게 '라이언 일병 구하기'였습니다.그리고 그 유명한 도입부, 노르망디 상륙 장면이 시작되자마자 거실 분위기가 확 바뀌었어요. 방금까지 이런저런 얘기를 나누던 가족들이 순식간에 조용해지더니, 다들 저도 모르게 자세를 고쳐 앉더라고요. 화면 속이 너무 아수라장이라 무슨 말을 꺼내기가 어려운 분위기였달까요. 그 뒤로 두 시간이 넘도록 아무도 화장실 간다고 일어나질 않았어요. 우리 가족이 TV 앞에서 그렇게까지 몰입한..
솔직히 말하면, 저는 이 영화를 하마터면 놓칠 뻔했어요. 학창 시절 어느 주말 오후였는데, TV를 틀었더니 마침 이 영화를 하고 있더라고요. 근데 초반엔 좀 심심했어요. "뭐야, 왜 이렇게 느려" 하면서 채널을 돌리려고 리모컨을 만지작거리고 있었죠.근데 중반쯤 어느 장면을 지나면서부터 저도 모르게 리모컨을 슬며시 내려놨어요. 어느 순간 이 남자의 인생에 완전히 빠져들어 있더라고요. 뭔가 대단한 사건이 터지는 것도 아닌데, 그냥 한 사람이 자기 방식대로 뚜벅뚜벅 살아가는 걸 보는 게 이상하게 마음을 건드렸달까요. 결국 그날 엔딩 크레디트가 다 올라갈 때까지 소파에서 꼼짝을 못 했어요. 다 보고 나서는 뭔가 마음이 뭉클하면서도 따뜻해졌던 기억이 나요.'포레스트 검프'는 1994년 아카데미에서 작품상, 감독상..