솔직히 전쟁 영화는 제 취향이 아니었어요. 총소리 요란하고 뻔한 영웅담이겠거니, 그렇게 생각했죠. 그날도 딱히 이걸 보려던 게 아니었어요. 학창 시절 어느 늦은 저녁에 가족들이랑 거실에 둘러앉아 그냥 TV 채널을 돌리고 있었거든요. 그러다 뭔가 심상치 않은 장면에서 아버지가 리모컨을 멈추셨는데, 그게 '라이언 일병 구하기'였습니다.그리고 그 유명한 도입부, 노르망디 상륙 장면이 시작되자마자 거실 분위기가 확 바뀌었어요. 방금까지 이런저런 얘기를 나누던 가족들이 순식간에 조용해지더니, 다들 저도 모르게 자세를 고쳐 앉더라고요. 화면 속이 너무 아수라장이라 무슨 말을 꺼내기가 어려운 분위기였달까요. 그 뒤로 두 시간이 넘도록 아무도 화장실 간다고 일어나질 않았어요. 우리 가족이 TV 앞에서 그렇게까지 몰입한.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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2026. 6. 23. 12:05