그날 극장 앞 풍경을 저는 아직도 잊지 못합니다. 매표소 앞에 늘어선 줄의 절반쯤이 약속이나 한 듯 핑크색 옷을 맞춰 입고 있었거든요. 분홍색 원피스, 분홍색 모자, 심지어 분홍색 운동화까지. 영화 한 편 보러 온 게 아니라 무슨 축제에 온 것 같은 분위기였죠. 저도 그날 친구들과 그 줄 어딘가에 서 있었습니다. 솔직히 그때만 해도 '뭘 이렇게까지들 입고 왔지' 싶었는데, 영화가 끝나고 나니 그 마음이 조금은 이해가 되더군요. 그레타 거윅 감독의 '바비'는 전 세계 14억 달러를 벌어들이며 2023년 여름을 통째로 집어삼킨 작품입니다. 그런데 이 영화를 두고 사람들 반응이 참 갈립니다. "그냥 인형 가지고 만든 가벼운 영화 아니야?" 하는 분도 계시고, "이건 한 시대를 제대로 건드린 작품이다" 하고 진.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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2026. 6. 27. 16:42